A-side

#3 [A-side] 재택근무가 특히 신입에게 힘든 이유

DeOpt 2021. 11. 20. 18:00

재택근무가 특히 신입에게 힘든 이유

 

D.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디옵트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Vincent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지금 회사에 다닌 지 이제 겨우 3개월째라, 회사에 적응하는 게 요즈음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신다면 음..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



 

D.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제가 속한 팀에서는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광고주가 광고를 보다 간편하게 집행하고, 더 노출도 높고 임팩트 있는 광고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죠. 특히 저는 광고를 집행할 때 보이는 페이지를 만드는 프론트엔드(Front-End) 개발 업무를 맡고 있어요.

 

 

 

D. 프론트엔드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쉽게 말해 사용자에게 직접 보이는 영역을 프론트엔드 사이드(Front-End Side), 사용자에게 보이기 전의 영역을 백엔드 사이드(Back-End Side)라고 합니다. 저는 학교 수업과는 별개로 프론트엔드 쪽을 공부하게 되어서 이 방향으로 가게 되었어요.



 

D. 말씀을 들어보니 프론트엔드로 길을 잡으신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저는 군대에 있을 때 프론트엔드로 개발 업무를 처음 시작했어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프론트엔드 쪽은 학교 수업과 별개로 따로 공부를 해야되다 보니까, 이후에 팀 프로젝트를 하면 제가 자연스럽게 프론트엔드 사이드의 개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더라고요. 그런 기회들로 점점 익숙해져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회사에 지원할 때는 백엔드 쪽으로도 지원을 했는데, 결국엔 프론트엔드로 지원한 전형에 합격했어요. 막상 입사하고 보니 양쪽을 다 다루는 풀 스택(Full-Stack) 개발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웃음).



 

©DeOpt

 

 

 

D. 앞서 최근의 주요 관심사로 ‘회사에 적응하는 것’을 꼽아주셨어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백엔드 쪽 업무까지 익히는 것을 뜻하신 걸까요?

비교적 덜 익숙한 백엔드 개발 일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재택근무라는 근무 형태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커요. 특히 신입에게는 업무를 익히기에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제가 올 9월에 입사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잖아요. 저는 월급을 두 번 받을 때까지 한 번도 사무실에 못 가봤거든요. 입사를 했는데 막상 앉는 곳은 제 방 책상 앞이었고, 회사에서 컴퓨터를 보내주셨지만 실상 사무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거죠. 그런 와중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온라인에만 존재하고 있고요. 어려운 일이 생겨도 누구에게 물어볼지를 모르니 길을 잃은 느낌이었어요.



 

D. 회사에 처음 들어가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많이 필요했을 텐데 힘들었겠어요. 입사 교육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초반에 온 보딩* 기간이 있어서 다른 신입분들과 함께 조직에 적응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온라인에서 교육을 받고 동기분들과는 화면을 통해 대화했습니다.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HR팀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셨는데, 여전히 동기들과는 아주 서먹해요. 오프라인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 이야기도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정말 없었죠. 보통 동기들끼리는 되게 친하다고 하던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쉬워요.

얼마 전에는 사무실에 갔다가 신입사원 같은 분을 봤어요. 아직 사원증이 안 나와서 저희가 임시 출입증을 차고 다니거든요. 임시 출입증을 찬 제 나이 또래의 사람이니 분명 동기였을 텐데 얼굴은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우리가 사람을 알아볼 때 얼굴보다는 분위기를 알아보는 것 같다는 걸 느껴요. 그러니까 제가 그 사람을 알고, 몇 만 장의 사진을 봤다고 해도 실제로 만났을 때 알아본다는 보장이 없는 거죠.

 

*온 보딩(On-Boarding): 신규 입사자가 조직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 [출처: 두산백과]



 

D. 그러면 입사 3개월 차인 지금까지도 동기들이나 팀원분들과 직접 만난 적이 없나요?

동기들은 아직 만난 적이 없고 팀원 두 분 중 한 분은 사무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재택근무가 회사의 기본 업무 방침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갔다가 운 좋게 뵌 거였어요. 다른 한 분은 일할 때 직접 소통을 많이 하는데도 아직 직접 뵌 적은 없어요.



 

D.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느 정도의 친밀감이 있어야 업무가 더 수월해지기도 하잖아요.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에의 어려움은 없나요?

아직 3개월 밖에 안 됐는데도 혼자서 코드를 읽고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벌써 매너리즘이 오는 듯해서 걱정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뭘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자기 효용감이라고 하잖아요. 내가 조직 내에서 쓸모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제 몫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원래 저는 어느 조직에서든 제 몫을 만들어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질문을 하는 것조차 어렵다 보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만약 사무실에 사람이 가득 차있다면 누구든지 무작정 찾아가서 물어보기라도 할 텐데요. 지금은 조직도에서 담당자분을 찾아서 메신저로 연락을 드려야 해요. 말투도 딱딱하죠: “안녕하세요, ㅇㅇㅇ입니다. ㅇㅇ업무 요청 처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이런 비대면 환경을 우리 모두가 처음 겪고 있는 것이니까 저희 회사뿐 아니라 모든 회사의 공통적인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D. Vincent님의 고민이 충분히 이해돼요. 이 외에도 회사나 직무에 만족 혹은 불만족하는 부분이 있나요?

직무는 비록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만족하고 있어요. 지금 느껴지는 아쉬움은 대부분 비대면 업무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문제가 너무 크다보니까 다른 아쉬움이 잘 보이지 않는 기분이에요. 사무실에 가게 되면 지금 느껴지는 불편함은 대부분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땐 그 나름대로 다른 문제가 생기겠지만요(웃음). 지금은 그냥 망망대해에서 서로 다른 배에 타서 통신을 주고받는 기분이거든요.

 

 

 

©DeOpt

 

 

 

D. 혹시 지금 다니고 계신 회사의 규모가 큰 편인가요? 말씀하신 부분에 조직의 규모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요.

큰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규모 또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사람들이 함께 상호작용을 하면서 업무를 진행하잖아요. 또 오랜 시간이 누적되거나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면서 노하우나 인사이트가 생기기 마련이고요. 보통 이런 노하우나 인사이트는 대화를 통해서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간이 적어진건 좀 안타깝네요. 기록되지 않은 중요한 자산이 공유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D. 마지막으로, Vincent 님이 그리는 커리어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이끌 수 있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전문성을 지닌 개발자가 되는 게 저의 목표점입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기획, 매니지먼트, 그리고 프로젝트 드라이브를 위한 소통까지 모두를 포함한 전문성을 지니는 것이죠. 개발자들끼리 개발은 할 수 있는데 상품을 만들지는 못해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과도 협업을 해야 하고, 그 사람들과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냐에 따라 전체 프로젝트의 아웃풋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도 주된 목표 중 하나입니다.

 

 

 

D. IT 분야에서도 다양한 산업이 존재하는데요. 본인이 원하는 도메인이 있을까요?

만들고자 하는 상품의 도메인을 특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상품에 집중하게 되면 그 도메인에 종속될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지닌 기술의 목적성을 갖기보다는 기술이 어디에서나 쓰일 수 있는 도구가 되게끔 능력을 갖추고 싶어요. 어떤 곳에도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완성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side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