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7 [A-side] 경험으로 사람을 연결하다

DeOpt 2022. 3. 20. 18:00

#Travel #Career

경험으로 사람을 연결하다

 

 

D.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다슬이고 나이는 스물아홉입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관광학을 전공했어요.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도 좋아합니다. 대학생 때 혼자 떠난 10일간의 도쿄 여행을 계기로 일본에서 교환학생 생활과 취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행 업계에서 쭉 영업 직무로 일하다 얼마 전에는 커피 업계에도 잠시 몸담았습니다. 5월부터는 일본의 공유 오피스 회사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책을 두 권 낸 작가로도 저를 소개할 수 있겠네요.



D. 10일간의 도쿄 여행 이야기가 궁금해요.

저의 커리어는 이 여행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스물세 살 때 처음으로 혼자 떠난 해외여행이었어요. 가장 가까운 나라가 마음이 편했기에 첫 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했죠. 이왕 가는 김에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선택했습니다.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리려니 무섭더라고요. 일본어를 전혀 못 하는데 호스트와 소통이 가능할지 걱정도 됐고요.



D.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인데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호스트의 집에 찾아간 것이었으니 충분히 떨렸을만 해요.

막상 문이 열리고 호스트 분들이 “어서 오세요.”라며 함박웃음으로 맞이해주시자 불안감이 싹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함께 지내면서 호스트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아이가 둘 있는 젊은 부부였는데, 아이가 생기고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니 세계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으셨대요. 제가 지내는 동안 가족처럼 잘 챙겨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그분들의 다정함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어요.

제가 그때 일본어를 잘 했다면 이분들과 더 깊이 연결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게 일본 교환학생으로 이어졌고, 이후 호텔 관련 국내 기업을 거쳐 여행 관련 일본 기업에서 일하는 데까지 이어진 거예요.



ⓒDeOpt

 

D. 그 여행이 커리어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 건가요?

그때 여행자로서 경험한 환대에 크게 감명받아서 반대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구체적으로는 일본의 여행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죠. 실제로 호텔 관련 국내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거친 뒤 일본의 여행 관련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경직된 조직 문화 안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그만두었지만요.



D. 그러니까 다슬님이 했던 좋은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하게 해주고 싶으셨던 거군요.

맞아요. 사실 제가 그때 그 도쿄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아마도 일본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했을지도 몰라요. 저는 그 여행으로 전혀 생각지 못한 길을 찾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저도 사람들에게 ‘플러스알파’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거요. 제가 만든 공간에서의 경험일 수도 있겠고, 플랫폼에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며 겪는 경험일 수도 있겠죠.



D. 커피 업계에도 몸담은 적 있다고 하셨는데요. 호텔과는 또 다른 분야네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의 본질은 ‘마음을 전달하는 일’이에요. 다만 그 매개체만 여행에서 커피로 바뀌었던 것뿐이죠. 제가 다녔던 곳은 일본계 스타트업이었는데,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갔어요. 혹시 커피의 재배량이 컨테이너 하나를 채우지 못하면 국제 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공들여 재배했어도 수확량이 적다는 이유로 정당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게 문제였죠. 그 회사는 수확량이 적어도 퀄리티가 좋은 커피를 직접 선별해서 작은 단위로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판로를 마련하는 곳이었어요. 수확량보다는 이 커피를 재배하는 데에 쏟은 정성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 마음이 동해서, 커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고자 들어가게 됐습니다.

 

 

ⓒDeOpt

 

D. 호스피탈리티부터 스페셜티 커피까지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커리어 영역에 거리낌 없이 도전해오신 것 같아요. 다음 커리어 패스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신다면요?

지금까지는 관심이 간다면 여행이든 커피든 주저 없이 도전했던 것 같아요. 그게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생겨나는 장소' 혹은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요.

그런 기준으로 다음 회사는 공유 오피스 회사의 일본 지사로 선택했어요. 제가 맡게 될 직무는 Community Associate인데, 쉽게 말해 공간을 운영하고 입주사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네트워킹 이벤트를 기획하게 될 예정입니다. 공유 오피스는 1인 크리에이터부터 스타트업, 대기업 등 다양한 업계의 조직이 모이는 곳인 만큼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업계를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D. 지금까지 다슬님이 해오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일은 많이 벌이지만 마무리를 잘 못 짓는 편이에요. 한곳에서 진득하게 오래 일한 경험이 없어 저로서는 고민이 됩니다. 다양한 커리어 경험을 쌓았지만 각각의 근무 기간이 길지 않다 보니 전체 경력이 길지 않거든요. 그래서 다음 직장에서의 수치적 목표는 근속 연수 2년 채우기예요.(웃음)

추후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요. 돌이켜 보면 제 경험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거든요. 차차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가야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경험 앞에 주저하지는 않을 거예요. 처음 혼자 떠났던 도쿄 여행처럼 전혀 생각지 못한 기회가 열릴지도 모르니까요.



(B-side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