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14 [A-side]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는 시간

DeOpt 2022. 9. 4. 18:00

#Work&Career #Art&Culture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는 시간




D.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안녕하세요.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 영업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27살 바다입니다. 목표 매출에 도달하기 위한 모든 부분, 주로 인력, 매장, 상품을 관리하고 있어요. 세부적으로 협력 업체와 내부 인력 관리, 고객 응대와 현장 관리, 재고 관리 및 발주 등을 담당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D. 영업 매니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사실 지금 하는 영업 관리 직무는 원해서 하게 된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바잉 MD*를 하고 싶어 지원했어요. 그런데 대형마트 MD라는 특성상 주니어에게는 현장 업무를 주로 맡기더라고요. 영업 관리라는 일은 생소했고, 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채로 매장에 투입되었고 상품 진열 등 단순 업무를 하게 됐죠. 솔직히 처음 3~4개월 동안은 회의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상품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현장을 컨트롤하는 것도 MD의 역할이거든요. 지금 현장에서 일하며 보고 듣는 것들이 나중에 맡게 될 업무에도 도움이 될 거고, 결국 좋은 MD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밟아야 되는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잉 MD: 타 브랜드의 상품을 소싱, 구성과 관련된 일을 하는 MD. 참고로, 기획 MD는 브랜드 및 신상품 기획, 개발에 관련된 일을 하는 MD이다.



D. MD라는 직업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MD가 되기를 어릴 때부터 꿈꿔 온 건 아니에요. 대학을 다니며 졸업을 바라볼 때 즈음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한동안 일상에서 무엇을 가장 잘하고, 무엇을 할 때 뿌듯할지에 대해 고민했죠. 그러다 생각한 게 MD였어요.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친구들에게 제품을 추천해 주곤 했는데, 만족해하는 친구들을 보며 아주 뿌듯했거든요. 상품을 찾아 추천하고 판매하는 MD가 제가 그리는 모습과 맞는다고 생각했죠.


D. 좋은 MD가 되기 위해 현 직무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경험입니다. MD의 상품 기획과 운영 계획은 상품을 판매하는 현장, 즉 매장 상황에 대한 모든 이해를 기반으로 해요. 따라서 현장에 대한 이해가 선결 조건이라고 할 수 있죠.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현장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현장이 움직이는 방식이나 본부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고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됐죠. 예를 들어, 이따금 현장에서 MD의 공지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일을 두 번 해야 되는 경우가 생길 때가 있어요. 진열을 다시 바꿔야 한다거나 이벤트 상품을 재배치하는 일 등이 그렇죠. 매장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정확하게 상품 운영을 컨트롤하는 MD가 되기 위해 현장을 이해하며 경험치를 쌓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순간들. 이제는 '매장에 어떻게 적용시켜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DeOpt


D. 사전 인터뷰에서 최근 관심사는 ‘일하지 않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방법과 놀 거리를 찾는 것’이라고 해주셨어요. 이를 관심사로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록 일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지금 직장에 ‘정착’했다고 생각해요.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긴 해도 전체적으로는 정해진 일을 하는 생활이 반복되죠. 그런데 일로 무언가를 찾거나 즐거움을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일 자체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취미와 같이 일 외의 시간에서 행복할 거리를 찾기 시작하게 되었어요.


D. 최근에 찾은 취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레고요. 처음에는 지금 일하는 현장인 토이 매장에서 관리해야 할 상품 중 하나일 뿐이었어요. 그러다 매장에 레고 유튜버가 방문하여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를 보게 되었어요. 그 유튜버의 영상을 찾다 보니 마음에 드는 레고가 생겼죠. 그 이후로 자세히 보지 않았던 매장의 레고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중 꽃다발을 본 뜬 첫 레고를 샀죠.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꽤나 비싼 취미더라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두 번째 레고를 사지 못했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블록이 있을 때 사려고요. 딥한 수준의 마니아분들이 느끼시는 레고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제 발을 뗀 저는 무엇보다 집중하여 자잘한 조각들로 만들어 내는 결과물과 조립 설명서를 보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조립에 열중하는 순간이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조용히 몰두해서 정해진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제 성미와 잘 맞는 것 같아요.

ⓒDeOpt


D. 요새 생각이 많으신가 봐요.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평소에 원래 잡생각이 많아요. 일어나지 않은 것들을 생각하곤 하죠. 최근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사수의 공석으로 인해 앞으로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분들이에요. 입사 8개월 차에 더 많은 것들을 책임지게 된 상황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매출이 올라가는 크리스마스 때 과연 사수 없이 매장 운영을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겠죠?

(B-side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