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de

#14 [B-side] 맨손으로 그은, 반듯해 보이는 선

DeOpt 2022. 9. 11. 18:00

#Values #Vision

맨손으로 그은, 반듯해 보이는 선

(A-side와 이어집니다.)



D. 현재 바다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정감’이에요. 그리고 지금 그걸 추구하기 위해서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신념 등을 말할 텐데요, 다시 한번 고민해 봐도 제 답은 이거예요. 돈만을 좇는다는 뜻은 아니고, 단지 스무살 때부터 상경하여 살다보니 돈이 행복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져다주는 수단으로 느껴졌어요. 결국 돈이 있어야 안정된 생활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내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D. 만약 돈이 충분하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일단은 부모님께 일을 그만두셔도 될 만큼의 돈을 드리고 싶어요. 부모님이 결혼을 늦게 하셔서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신데, 아직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일을 하고 계세요. 어릴 때부터 일하시는 모습을 보다 보니 자연스레 돈을 벌면 먼저 부모님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께 저와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해 드릴 거예요. 서울에서의 생활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가끔 집에 가게 되면 부모님의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걸 인지한 순간부터 걱정이 늘었어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서 치대며 살고 싶어요.

일상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순간들 ⓒDeOpt


D. 반대로 바다님께 가장 두려움을 안겨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두려워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지는 게 가장 두려워요.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원래 타고나길 그런 것 같아요. 어디가 시작점일까 거슬러 가보기도 했지만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뭘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곤 했어요. 게으른 타입이지만, 게으름마저도 계획은 세운 뒤에 피우는 타입입니다(웃음).


D.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나요?
어떤 상황에서든 안정적이고 싶어서 절대 직감대로 결정하지 않고 일단 보류를 해두는 편이에요. 그다음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요. 주체성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지나치게 꼼꼼하고 사려 깊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면에 원하는 답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 저다운 결정을 내렸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을 때 안정감을 느껴요.


D. 바다님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나답게 살자’입니다. 누가 제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한 번의 인생을 가장 후회 없이 사는 방법은 다른 누구도 아닌 순간순간의 저에게 집중하여 ‘나답게’ 살아갈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택의 갈림길에서 누구 말에 등 떠밀려 나아가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내린 제 선택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D. 바다님의 ‘나다움’은 무엇인가요?
저다움을 명확히 규정하기는 어렵게 느껴져요. 다만 제 인생은 ‘자를 대고 그은 반듯한 직선은 아니지만, 그것에 가깝게 그려진 맨손으로 그은 선’ 같습니다. ‘반듯한 직선은’은 안정적인 삶을 의미하는데요, 안정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삶에도 구불거리는 즐거운 지점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서 자신만의 선으로 특색있는 삶의 모양을 그려 나가는 사람들이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동경하지는 않아요. 그저 다를 뿐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남들보다 겪는 사건이나 변화가 적더라도 주말에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 퇴근하고 맥주 마시는 시간, 그런 사사로운 순간들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지평선도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른 높이의 나무들로 이어져 있다. ⓒDeOpt


D. 마지막으로 처음 했던 질문을 다시 드릴게요. 바다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평범한 삶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깨닫고, 뻔할 수는 있지만 그 누구보다 펀(Fun)하게 삶을 그려 나가고 있는 바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