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de

#16 [B-side] 행복을 지어 올릴 수 있을까요?

DeOpt 2022. 11. 20. 18:00

#Values #Vision

행복을 지어 올릴 수 있을까요?

(A-side와 이어집니다.)



D.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정민 님은 어디서 원동력을 얻는지 궁금합니다.
제 원동력은 성취감이에요. 무언가를 성취하며 느끼는 희열에 중독되는 것 같아요. 성취감은 제가 계속해서 무언가를 향해 도전하거나 고민하게 만들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잘 해결한 날에는 집에 돌아왔을 때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반대로 문제를 충분히 핸들링하지 못하거나 정체된 상태에서 퇴근한 날에는 찝찝함을 느껴요.


D. 치열하게 보내는 하루가 많을 것 같아요.
그럴 거예요.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하루에 대한 후회는 없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거든요. 시간을 밀도 높게 활용한 날에는 후회가 없어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책을 몇 장이라도 더 읽고, 회사에서 낭비하는 시간 없이 집중해서 일을 해낸 그런 날이요. 사람에 따라서는 피곤한 방식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저는 이렇게 몰입해서 목표를 이루고 성과를 만들어낼 때 삶에 대한 만족감이 올라간다고 느낍니다.

22년 8월 17일 퇴근 후 자격증 준비 ⓒDeOpt


D. 전공과 거리가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취업 준비도 치열하게 하셨을 것 같은데요. 직무와 관계없이, 지금 삶의 모습은 취업 전에 꿈꾸던 모습과 닮아 있나요?
실은 과거에 생각했던 ‘직장인’으로서의 제 모습을 생각해 보면, 지금 저의 모습은 많이 초라하죠. 아마 20대 초반의 제가 이렇게 고생하고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 좀 실망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일을 할 때 자주 큰 목표를 잊어버리는 것 같거든요. 큰 목표를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눈앞에 닥친 일을 쳐내기 바쁠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은 점도 아쉬워요. 취업 전에는 퇴근 후에 악기를 배우거나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등 취미 생활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러기 힘든 상황이네요.


D. 말씀하신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커리어 목표를 말씀드린 거였어요. 중고등학생 때부터 쭉 고민해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코디네이터’가 되는 것이 제 목표예요.


D. 어떻게 그런 목표를 갖게 됐는지 궁금해요.
어렸을 때 살던 동네가 재개발 구역으로 선정됐었어요. 그때 주민들이 시청에 가서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정책을 집행하고 도시를 계획하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할 수 있는 공간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도시와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코디네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D. 만약 열심히 준비해서 이직에 성공했는데 바꾼 직무도 잘 맞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나요?
제게 맞는 직무를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할 거예요.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예요. 회사 동기가 퇴사한다고 하면 상사분들이 ‘여기보다 더 나은 곳 없다’라고 말씀하시곤 하는데, 그런 말들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 상사분들은 다른 곳을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알 수 없는 거잖아요.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목적은 아니다' - 존 A. 쉐드


D. 정민 님이 그리는 10년 후도 궁금해요.
이대로 계속 살면 더 멋있는 사람이 돼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여건을 갖췄을 거고 경험치도 많을 테니 일에 저의 생각을 개입시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사회 초년생인 지금은 업무를 진행할 때 ‘사견’을 넣는 것을 굉장히 경계합니다. 하지만 10년 뒤쯤 비슷한 업무들과 어려운 상황들을 겪으며 성장했을 거예요. 그때 저만의 색을 입힌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거나 문제를 마주했을 때 저만의 스타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D. 마지막으로 처음 했던 질문을 다시 드릴게요. 정민 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커리어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변인들에게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커리어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무엇보다 저의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에요. 밥 먹고 친구들과 놀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잖아요.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제 인생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이 일과 커리어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것 같아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요.